◀불교입문▶/----부처님의 생애

제3장 부처님 생애 6. 위대한 최후

香積 2009. 7. 30. 01:12

6. 위대한 최후

 

   1) 부처님 말년의 슬픈 일

   사람들에게 괴로움과 번뇌, 탐욕과 성냄을 벗어나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설법을

   해온 부처님도 어느덧 노년에 달하셨다. 그러나 부처님의 일생은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노년의 부처님에게는 세 가지 불행한 일이 일어났다

 

   첫 번째는 부처님의 고향인 카필라국이 코살라 국에 의해 멸망한 일이었다.

   코살라국의 유리왕이 카필라 국을 치기 위해 군대를 몰고 간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부처님은 서둘러 길을 나섰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 큰 길 한가운데에 고요히

   정좌하시고 코살라국 군대가 오기를 기다리셨다. 부처님을 발견한 유리왕은 마차

   에서 내려 절을 하고 여쭈었다.

   "길가에 서늘한 나무 그늘이 있는데도 어찌하여 길 한가운데 뙤약볕 아래에 계십니까?"

   부처남이 대답하셨다 "친족의 그늘이 나무 그늘보다 더 시원합니다"<증일아함경>

 

   그 말의 뜻을 알아차린 유리왕은 군대를 돌렸다. 이렇게 하기를 세 차례, 하지만

   카필라 국이 빌미를 제공한 터였으므로 부처님도 유리왕을 더 이상 말릴 수 없었다.

   결국 카필라국은 멸망하였다.

 

   두 번째는 부처님이 너무나 소중하게 여겼던 사리불과 목련존자가 부처님보다 먼저

   세상을 떠난 사건이다. 사리불은 고향으로 돌아가 자신의 집에서 최후를 맞이하였고,

   목련존자는 이교도들의 박해를 받아 순교하였다. 부처님은 두 사람이 떠난 후 교단을

   둘러보며 매우 허전해하시며 세상의 덧없음을 거듭 말씀하셨다.

 

   세 번째는 부처님의 사촌 동생인 데바닷타가 교단을 분열시킨 일이었다. 그는

   마가다국의 왕자 아사세를 부추겨 왕위를 찬탈하게 하고 자신이 교단의 제일인자가

   되려고 계획하였다. 아사세는 부왕인 빔비사라를 축출하는 데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데바닷타는 끝내 부처님을 해치지 못하였다. 그러나 자신의 사촌이자 제자인 데바닷타

   가 교단을 분열시키고 부처님에게 해를 가하려 한 것은 부처님의 일생과 교단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다.

 

      2) 마지막 여정

   부처님께서 35세에 깨달음을 이루신 뒤 45년의 세월이 흘렀다. 45년 동안 부처님은

   인도 곳곳을 맨발로 다니시며 사람들을 만나 자비의 마음으로 가르침을 펼치셨다.

   어느덧 80세에 이른 부처님은 이제 마지막 전법 여행에 나섰다. 아직까지 부처님을

   만나지 못한 사람들에게 마지막 가르침을 전파하면서 천천히 쿠시나가라로 나가가

   셨다.

 

   어느 날 시자 아난은 두 손으로 부처님 발을 어루만지며 이렇게 탄식하였다.

   "거룩하신 몸이 왜 이렇게 되었습니까? 심하기 주름이 졌습니다"

   그러자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그렇다 아난아, 그대의 말과 같다, 지금 여래의 몸은 온통 주름투성이다. 오늘의

   이 몸은 예전의 몸과 다르다. 몸이란 병들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병들어야 할 중생은

   병의 핍박을 받고, 죽어야 할 중생은 죽음의 핍박을 받는 법이다. 지금 여래나이

   80이 넘었구나<증일 아함경>.제8권

 

   이 세상에 영원하거나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아무리 불생불멸의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이라 할지라도 그 육신은 인연에 따라 무너지기 마련이다. 또한 틈나는 대로

   제자와 신자들에게 유언과도 같은 말씀을 자주 들려주셨다.

 

   아난이여, 나는 이제 늙고 지쳤다. 인생의 기나긴 길을 걸어와 어느 새 노령에 이르

   렀다. 여든이 되니 이 몸을 움직이는 것이 마치 낡은 수레가 가죽 끈의 도움으로

   간신히 움직이는 것과 같구나. 세상은 이처럼 덧없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들은 부디

   이 세상에서 스스로를 섬으로 삼고 스스로를 의지하라. 다른 것을 의지하지 말라.

   법을 섬으로 삼고 법을 의지 하되 다른 것을 의지 하지 말라. <마하파리닙바나경>

 

   부처님은 이와 같은 유언은 <대반열반경>에도 다음과 같이 언급되어 있다.

 

   스스로를 등불로 삼고 진리를 등불로 삼으라. 自燈明 法燈明

   스스로에 의지하고 진리에 의지하라        

 

   인간은 덧없는 존재이다. 그러면서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부처님은 이렇게 불완전한 자기 자신이 바로 깨달음을 이루어가는 주인공임을

   거듭 강조하셨다. 부처님이 세상을 떠나신 뒤에 믿고 의지할 만한 대상은 자기 자신과

   부처님이 남겨놓은 법 밖에 없다는 말씀은 많은 생각 거리를 안겨준다.

 

   부처님은 서서히 최후가 다다오고 있음을 알아차리셨다. 어느 날 부처님은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앞으로 석 달 뒤에 열반에 들겠다"

   아난은 부처님 안 계신 세상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앞으로 어디 가서 누구에게

   가르침을 듣고, 마음 속 의문들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막연했던 것이다. 마지막

   당부를 거듭 간청하는 아난에게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아난이여 수행자들은 내게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나는 안팎의 차이를 두지 않고

   진리를 설하였다. 제자들에게 마지막 진리를 숨기는 '스승의 주먹'은 내게 없다

   <마하파리닙바나경>

 

   한 종교의 지도자가 마지막까지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가장 심오한 경지를 끝까지 제자들에게 일러주지 않는 것이다. 제자들은 그 마지막

   경지를 알기 위하여 스승에게 절대적으로 복종할 것이요, 이를 통해 스승의 권위를

   세웠던 것이다. 하지만 부처님은 처음부터 모든 것을 활짝 열었다. 가르침을 청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도 숨김없이 그대로 설명해주었다. 주먹 속에 뭔가를 감추어

   두고서 자신에게 복종할 것을 강조하는 여타의 교조들과는 처음부터 달랐다.

 

   나아가 부처님은 자신이 떠나고 난 뒤 제자들이 당황하거나 방황할 것을 우려하여

   틈틈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내가 이미 경과 율을 말했으나 너희들은 그것을 잘 받들고 실천해라. 그러면 나는

   항상 너희들 속에 있는 것과 같으리라<불반니원경>

 

     3) 최후의 안식

   이제 마지막 순간이 다가왔다. 대장장이 춘다에게서 공양을 받으신 뒤에 부처님은

   혹독한 병에 걸리셨다. 병든 몸을 이끌고 도착한 곳은 쿠시나가라의 조용한 들판,

   사라나무 두 거루가 형제처럼 나란히 서 있는 곳이었다. 부처님은 아난에게 이르셨다.

 

   "피곤하구나. 내 가사를 네 겹으로 접어서 저 나무 사이에 깔아다오 누워야겠다"

   부처님은 머리를 북쪽으로 향하고 오른쪽 옆구리를 바닥에 대고 누우셨다. 아난은

   슬픔에 겨워 견딜 수가 없었다. 부처님을 가까이서 모신 지 25년 그에게 있어 부처님

   은 위대한 진리의 스승이기 이전에 따뜻한 피가 통하는 형님과도 같은 존재, 아버지와

   도 같은 존재였다. 늙고 병들어 최후를 향해 가고 있는 부처님을 지켜보는 일은

   그에게 고통이었다. 아난은 부처님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서 통곡을 하였다.

   부처님은 사람을 시켜 아난을 불러온 뒤에 그의 마음을 어루만지셨다.

 

  아난아, 슬퍼하지 말라. 내가 이미 사랑하는 것과 헤어지게 마련임을 말하지 않았더냐?

  생겨난 것은 무너지기 마련이다. 아난아 그대는 오랫동안 자비롭고 순수하고 한결같은

  몸과 마음으로 고타마를 보살펴 왔다. 그대는 내게 참 좋은 일을 해주었다. 머지않아

  번뇌의 티끌이 사라진 사람이 되리니 쉬지 말고 정진하라.<마하파리닙바나경>

 

   사람들은 자기 마을에 부처님이 오셨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그들은 병석에 누운

   부처님을 꼭 한 번만이라도 뵙고 말씀을 듣고 싶어 하였다. 아난은 쇠약한 부처님을

   염려하여 그들의 부탁을 거절 했지만 부처님은 그런 아난을 말리며 사람들에게 가르침

   을 베푸셨다.

 

   "수행자들이여, 무엇이든 물어 보아라. 훗날 여래가 세상에 머무셨을 때 물었더라면

   하고 후회하지 말고 궁금한 것은 무엇이든 지금 물어 보아라"

 

   그 자리에 있던 제자들은 이미 성자의 경지에 들어 있었기에 아무도 부처님께 질문

   하지 않았다. 잠시 제자들의 대답을 기다리다 부처님은 마지막 말씀을 베푸셨다

   "모든 것은 변한다. 게으름 피지 말고 정진하라"  그러고 나서 조용히 선정에 드신

   채로 완전한 열반에 들어가셨다<음력2월14일>

   이 때 사라나무가 홀연히 아름다운 꽃을 피우더니 열반에 드신 부처님 몸 위로

   향기로운 꽃을 흩뿌렸다. 길에서 태어나 일평생 맨발로 길을 다니시며 사람들에게

   진정한 자유의 가르침을 베푸신 인류의 스승, 위대한 성자는 그렇게 길 위에서 마지막

   숨을 거두신 것이다.

 

   부처님은 말씀 하셨다

   여래가 세상에 나올 떼에는 다섯 가지 일을 하니,

   첫째는 법의 바퀴를 굴리는 일이요,

   둘째는 부모를 제도하는 일이요,

   셋째는 믿음 없는 사람을 믿음의 땅에 세우는 일이요,

   넷째는 보살의 마음을 내지 않는 사람에게 보살이 마음을 내게 하는 일이요,

   다섯째는 장래의 일을 예언하는 것이다<증일 아함경>제35권

 

   이 다섯 가지 일을 모두 이루고 우리 곁을 떠나신 석가모니 부처님, 만약 내게 부처가

   될 자질이 없었다면 이 땅에 석가모니 부처님이 탄생하여 법을 펼칠 이유는 없다.

   아직은 마음속에 욕심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가득 차 세상과 자꾸 다툼을 벌이며

   괴로워하는 중생이지만, 팔십 평생 부처님이 살아가신 길과 베푸신 말씀을 의지하여

   신앙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내 생명의 참 주인인 진정한 자기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중생인 내 자신에게 여래와 같은 지혜가 있음을 가르쳐주기 위해서 부처님은 이 땅에

   오셨고 그렇게 열반에 드셨다<법화경><방편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