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성도와 초전법륜
3. 성도와 초전법륜
1)보리수 아래로 가다
고타마는 고행으로 지친 몸을 보살펴야 했다. 그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네란자라강으로 가서 깨끗이 목욕을 했다.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수자타가 고타마에게 정성이 담긴 우유죽을 공양 올렸다. 고타마는 우유죽을 마시고 기력을 되찾았다.
그 광경을 본 다섯 명의 수행자들은 경악하였다. "저럴 수가 있는가? 고타마는 타락했다. 고행하는 자가 목욕을 하고 우유죽까지 마시다니…….이제 저자는 동료가 아니다."
그들은 고타마를 비난하며 바라나시 녹야원으로 떠나갔다. 동료들마저 떠나자 고타마는 이제 혼자가 되었다. 하지만 그는 외롭지 않았다. 그의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바르고 완전하게 행복의 경지를 얻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주변을 둘러본 고타마는 보리수 한 그루를 발견하였다, 마침 근처에서 꼴을 베던 사람 이 자리를 깔고 앉을 짚을 공손하게 바쳤다. 경전에서는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하는 고타마를 보살이라고 부르고 있다. 보리수 아래에 짚을 깔고 앉은 보살은 결심 하였다. "바른 깨달음을 얻기 전에는 결코 이 자리에서 일어서서지 않으리라"
(2) 악마를 물리치다
보살이 보리수 아래에 반듯하게 자리를 잡고 앉자 악마가 나타났다. "일어서라, 수행자여, 그곳은 네 자리가 아니다" 악마는 부처님의 일생 중 여러 번 출현하고 있다. 학자들은 이를 부처님의 인간적인 내면의 속삭임 또는 갈등이라고 설명하기도 하고, 상황을 좀 더 극적으로 이끌기 위한 문학적 장치라고도 한다.
악마가 나타나 보살에게 온갖 공세를 퍼부으며 어서 보리수 아래에서 떠나라고 협박 하자 보살은 차분하게 말하였다." 나는 전생에 착한 일을 하였다. 그러므로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다" 그러자 악마가 기세등등하게 물었다 "그대가 전생에 지은 착한 일을 누가 증명하겠는가? 주변을 둘러보아라. 그대의 편을 들어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과연 악마의 위세에 눌려 보리수 주변에 있던 모든 신들마저 도망치고 아무도 없었다. 보살은 철저하게 혼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보살은 겁에 질리거나 당황하지 않고 참선 자세에서 조용히 오른손을 풀어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켰다.
"이 대지가 내가 지난 생에 선업을 쌓아온 것을 증명하리라" 그러자 대지가 크게 진동하였다. 이에 놀란 악마와 그 무리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자신들의 패배를 인정하고 사라졌다. 악마와 싸움에서 승리한 보살은 이윽고 고요한 삼매에 들었다.
3) 부처가 되다
'사람은 왜 그리고 괴로움에 몸부림치는가?' 그것은 바로 죽음에 대한 두려움, 소멸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그렇다면 죽음은 왜 생겨난 것일까? 그것은 태어났기 때문이다. 태어남이란 왜 생겼을 까? 그것은 존재(有) 가 있기 때문이다.....,'
보살은 자신이 품고 있던 의문들을 하나씩 사색하기 시작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찾아 낸 근원에는 바로 존재에 대한 무지, 어리석음(無明)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 어리석음이 있기에 생명들은 그토록 오랜 세월 동안 고통의 시간 속에서 나고 죽기를 반복하였던 것이다.
보살은 깊은 선정에 잠긴 채 천천히 사색해 나갔다."이것이 있음으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음으로 이것이 있다"는 연기의 진리가 또렷하게 떠올랐다.
그토록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악마도 물리쳤고 세상은 지금 깊은 잠에 잠겨 있다. 적막한 세상 속에서 보살만 홀로 깨어 있었다.
그리하여 새벽별이 반짝이는 순간 보살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눈부신 세계가 문을 열었다. 태어나서 늙고 병들어 죽어가며 고통의 눈물을 흘리는 이 사바세계로부터 생사가 사라진 해탈 열반의 세계가 보살을 행해 문을 활짝 열었던 것이다.
인간이 어떤 모습으로 이루어진 존재인지를 확연하게 아는 순간, 보살에게는 전혀 다른 차원의 세상이 열렸다. 지금까지 지녀왔던 세상과 존재에 대한 그릇된 생각이 완전히 사라지자 그에게는 밝은 지혜만이 자리 잡았다. 오직 지혜로만 충만 해졌다. 그에게는 이제 나고 죽는 일 따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보살은 이제 깨달았다. 그는 부처가 되었다. 이때가 부처님이 35세 되던 해 음력12월8일이었다. 이날은 성도절(成道節)이라 하여, 사실상 '불교'가 시작된 매우 뜻 깊은 날이다.
4)진리의 수레바퀴를 굴리다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은 더할 수 없는 행복을 느꼈다. 오직 깨끗한 기쁨만이 가득 차올라 49일 도안 보리수 아래에서 진리를 깨달은 자로서의 완전한 기쁨을 만끽하였다. 하지만 그러한 기쁨을 누리던 부처님에게 사람들의 모습이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사랑하는 가족과 제대로 작별인사도 나누지 못하고 궁을 나 선 것, 이제나 저제나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정반왕, 그리고 그를 따르던 무수한 사람들, 깨달으면 이내 찾아와서 그 소식을 전해주겠다고 약속한 사람들...
마침내 연 꽃 같은 눈을 들어 사방을 천천히 살피며 가장 먼저 이 가르침을 들을 만한 사람이 어디 있을지 찾아보았다. 부처님은 자신이 성을 나와서 찾아갔던 알라라 칼라마와, 웃다카, 아마풋타를 기억해 냈지만 그들은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부처님은 다음으로 마지막까지 고행을 함께하였던 다섯 명의 수행자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들이 고행하고 있는 녹야원으로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녹야원에서는 고행 하고 있던 다섯 수행자들은 부처님이 다가가자 처음에는 무시하기로 약속하였다. 하지만 부처님의 위엄과 자비에 압도되어 자신들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정중하게 맞이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친구여" 그들은 이렇게 인사를 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를 친구라 부르지 말라. 나는 부처가 되었다. 나를 세존이라 부르라"
그리고 부처님은 다섯 명의 수행자에게 그들이 현재 닦고 있는 고행이 왜 그릇된 것인가를 지적하기 위해 '중도(中道)의 가르침을 펼치셨다.
천천히 눈이 떠이고 마음이 열리는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부처님은, 곧이어 괴로움 (苦)와 괴로움의 원인(集) 괴로움이 사라짐(滅)괴로움을 사라지게 하는 여덟 가지 바른길 (八正道)의 네 가지 성서러운 진리(四聖제)를 들려주셨다. 다섯 명의 수행자 중에서 교진여가 가장 먼저 모든 번뇌를 없애버린 성자(아라한)의 경지에 들어갔다. 곧이어 네 명의 수행자가 차례로 번뇌의 속박에서 완전히 풀려나 아라한이 되었다.
며칠 뒤 야사라는 청년들이 친구들과 함께 부처님 계신 곳으로 와 법문을 들었다. 야사와 그의 친구들은 법문을 듣는 순간 마음이 열려 번뇌가 완전히 사라진 아라한이 되었다. 그리하여 세상에는 부처님과 그 제자인 60명의 아라한이 생겨나게 되었다. 아들을 찾으러 온 야사의 부모도 부처님으로부터 가르침을 듣고 최초의 재가신자가 되었다.
이리하여 세상에는 법을 설하는 부처님(佛)과 진리의 가르침(法)그리고 그 진리를 수행 하는 제자들(僧)의 세 가지 보물, 즉 삼보(三寶)가 갖추어졌다. 나아가 출가제자와 재가제자가 모두 갖추어져 수행공동체인 승가(僧伽)가 이루어졌다.
부처님은 아라한의 경지에 오른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전도를 떠나라. 많은 사람들의 이익과 안락과 행복을 위하여, 세상을 불쌍히 여기고 인간과 신들의 이익과 행복과 안락을 위하여 전도를 떠나되 두 사람이 한 길을 가지 말라.
비들이여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조리와 표현을 갖춘 법(진리)을 설하라. 사람 중에는 마음의 더러움이 적은 이도 있거니와 법을 듣지 못한다면 그들도 악에 떨어지고 말리라. 들으면 법을 깨달을 것이 아닌가. 비구들이여 나 또한 법을 설하기 위해 우루벨라 병장 촌으로 가리라.
인도의 북쪽 땅, 녹야원에서 구르기 시작한 진리의 수레바퀴는 이제 세상을 향해 튼실하게 자취를 남기며 구르기 시작하였다. 진리의 수레가 닿는 곳이면 사람들은 더 이상 슬픔과 괴로움과 번민의 눈물을 흘리지 않게 되었다. 괴로움의 원인을 찾아 내고 괴로움을 소멸할 수 있는 묘약이 수레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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